영월 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풍경, 금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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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강원도

영월 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풍경, 금강정

by 칠칠신사 2025. 6. 14.

 

영월은 단종의 한이 서린 고장이자, 조선 선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역사와 풍경의 고장입니다. 단종 유적지 외에도 빼어난 절경 속에 자리한 누정 문화유산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금강정(錦江亭)’은 푸른 동강과 맞닿은 정자로, 단풍과 물안개 속에서 풍경을 읊은 선비들의 숨결이 깃든 장소입니다. ‘영월 8경’ 중 하나로도 꼽히는 이곳은 조용히 걷기 좋은 산책로와 함께 자연과 역사 모두를 품고 있는 영월 필수 여행지입니다.

 


금강정의 역사와 유래

금강정은 원래 1428년(세종 10) 김복항이 처음 세운 것으로 전해지지만, 지금의 모습은 조선 후기에 다시 중건된 것입니다. 장정공 이무가 영월군수로 있을 당시, 금장강(지금의 동강)의 아름다움에 반해 자비로 다시 세운 것이 금강정입니다.

이후 1792년 정조 때 박기정 부사가 중수하였고, 1969년과 1976년에 걸쳐 단청과 일부 보수를 진행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정자의 이름은 금장강과 촉나라의 명승지인 금강산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름만으로도 그 풍경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이 머물다 간 곳

이곳은 단순한 풍광 좋은 정자에 그치지 않습니다. 조선 최고의 유학자 퇴계 이황이 춘천으로 가던 길에 들러 지은 시와, 우암 송시열이 남긴 기문이 그 가치를 더욱 높여줍니다.

이황은 ‘금강정’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었습니다.

“맑은 못에 단풍나무 일렁이니
고기들이 비단폭에서 노니는 듯
구름 일어나는 이끼 낀 벼랑엔
학이 푸른 융단 밟고 서 있는 듯…”

 

이 시는 동강을 배경으로 한 금강정의 신비롭고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단풍철에 이 시를 떠올리며 걷는다면, 그 감성은 몇 배로 짙어질 것입니다. 황희의 글도 보인다.


정자의 구조와 건축미

금강정은 정면 4칸, 측면 3칸으로 구성된 익공계 겹처마 팔작지붕의 전형적인 조선 후기 정자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바닥은 우물마루로 꾸며져 있으며, 대부분의 칸에는 머름(창살)이 둘러져 있어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합니다.

현재 금강정 안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 ‘금강정(錦江亭)’이 걸려 있어, 현대사와의 연결고리로도 의미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단종의 비극과 낙화암

금강정 바로 위쪽 절벽에는 ‘낙화암(落花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종이 죽은 뒤, 그를 따르던 궁인들과 시종들이 모두 이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는 비극의 현장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흐르는 동강은 당시의 아픔을 그대로 품고 흐르고 있으며, 지금도 그 자리에 ‘낙화암비’와 ‘순절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어 조용한 추모의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민충사와 순절의 기록

낙화암에서 투신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민충사(愍忠祠)는 지금도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민충사 옆으로는 ‘기생 경춘의 순절비’도 함께 자리해 있어, 단종의 죽음이 한 개인의 비극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금강정 일대는 단종의 한(恨)과 조선 선비들의 충절, 자연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어우러진 역사문화 복합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주변 연계 여행지

  • 청령포
    단종 유배지로 유명한 고립된 자연지형의 섬.
  • 관풍헌과 자규루
    단종이 생을 마감한 영월 관아의 중심 건물들.
  • 장릉
    단종의 무덤이자 조선 왕릉 중 가장 애잔한 공간.
  • 동강 생태탐방길
    금강정 아래 흐르는 강변을 따라 걷는 트레킹 명소.
  • 영월역사공원
    역사적 유적지와 자연 쉼터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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